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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균의 극적인 효과



우리 몸에 흡수가 되지 않는 데다가 거칠고 식감이 좋지 않아 제거되어야 할 불필요한 영양소로 간주되어 왔던 식이섬유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미네랄과 비타민에 이은 제6의 영양소로 떠오르고 있다.


식이섬유(fibre)는 우리 몸의 독소를 제거하는데 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콜레스테롤이나 당을 조절하는 역할까지 하는 것으로 밝혀져 다양한 대사성 질환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대단히 중요한 영양소 중 하나가 되었다.


이렇게 식이섬유가 귀한 영양성분으로 떠오르게 된 이유는 언제, 어디서나 육식을 즐길 수 있게 된 환경의 변화 때문이다. 오랜 세월 인간은 가공되지 않은 고섬유질 식사를 해왔고 간혹 기회가 날 때 고기를 몇 점 간신히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대규모 축산을 통해 엄청난 양의 고기가 생산되면서 이제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육식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먹기 좋게 만든 가공육도 주변에 넘쳐나고 있다. 이에 반해 풍부한 식이섬유가 포함된 채소나 야채의 섭취는 갈수록 줄고 있다.

유산균을 비롯한 유익균은 탄수화물의 일종인 식이섬유를 소화시켜 에너지원으로 삼는 반면 유해균은 고기에 들어있는 동물성 지방과 단백질을 먹이로 해서 번식을 한다. 따라서 어떤 음식을 주로 먹는가에 따라 장 환경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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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먹는 고기 속의 포화지방산은 탄소를 중심으로 한 긴 사슬구조의 장쇄지방산이고 이 사슬의 결합에 에너지가 저장되어 있다. 인간은 이 결합을 해체하여 결합 속에 들어있던 에너지를 활용한다.

사슬이 길기 때문에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고 그래서 지방은 좋은 에너지원이 된다. 장쇄지방산이 많아지면 피부 아래나 내장의 지방세포에 저장해 놓음으로써 체중이 증가하게 된다.


반면 단쇄지방산, 말 그대로 사슬고리가 짧은 지방산은 장쇄지방산이 해체되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지방과는 전혀 상관없는, 오히려 고기와는 정반대의 이미지인 가공되지 않은 곡물, 야채, 과일로부터 생성된다. 지방이긴 하지만 인간의 에너지원으로 쓰이거나 저장되지 않기 때문에 비만과는 전혀 무관한 성분이다.


인간이 소화시키지 못하는 식이섬유를 넘겨받은 장내 유익균은 이를 분해하여 단쇄지방산을 만들어 분비한다. 단쇄지방산(SCFA: Short Chain Fatty Acid)은 탄소원자가 6개 미만인 지방산 그룹을 가리킨다. 중요한 단쇄지방산에는 탄소가 2개인 아세트산, 3개인 프로피온산, 4개인 부틸산이 포함된다.


놀랍게도 포화지방산 덩어리인 코코넛 오일에 다량 포함된 중쇄지방산, 즉 중간 길이의 지방산으로 인해 다양한 건강증진 효과가 난다.


에너지원

유익균이 만들어낸 단쇄지방산은 대장세포의 에너지원 역할을 한다. 식이섬유나 식이섬유를 다량 함유한 복합탄수화물이 소장에서 소화되지 않은 채 대장에 도달하면 장내 유익균이 이를 발효시켜 단쇄지방산을 생산한다. 이 지방산은 대장세포에 흡수되어 에너지로 활용된다. 대장세포는 필요한 에너지원의 70퍼센트 정도를 단쇄지방산으로부터 얻는다. 유익균이 만들어낸 단쇄지방산이 충분치 않다면 대장세포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해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


장 건강 유지

단쇄지방산 중 특히 탄소 수가 4개인 부틸산은 장 내벽은 튼튼하게 유지하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부틸산은 대장세포의 주요 에너지원이며 건강한 장벽 기능을 유지하는데 반드시 필요하다. 단쇄지방산은 염증을 감소시키고 과민성대장증후군 및 크론병이나 궤양성대장염 같은 염증성 장질환을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면역기능 조절

단쇄지방산은 면역 체계를 조절한다. 장점막에 존재하는 염증유발 효소의 작용을 억제하여 과도한 염증을 가라앉히는 항염증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면역 반응을 강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대사에 대한 영향

유익균이 만들어낸 단쇄지방산은 인간의 몸에서 다양한 신호물질로 작용한다. 이들은 간 세포의 인슐린 민감성을 증진시켜 혈당 조절에 도움을 주고 간 세포에 저장된 지방을 분해시켜 지방의 양을 줄여주기 때문에 비만과 2형 당뇨의 개선에 도움을 준다. 또한 지방세포에 신호 물질로 작용하여 혈중에 떠도는 다량의 지방산을 흡수하여 내부에 저장하도록 만들기 때문에 혈중 지질 수치도 감소한다.


식욕조절

단쇄지방산은 식욕억제호르몬인 렙틴의 분비를 촉진하여 포만감이 들도록 유도하며, 간접적인 경로로 뇌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항균 작용

단쇄지방산은 항균 특성을 갖고 있어 유익균이 유해균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게 도와준다. 단쇄지방산은 유익균의 성장을 촉진하고 유해균의 증식을 억제함으로써 장내 미생물의 균형을 건강하게 유지시켜 준다.


이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식이섬유의 섭취가 부족하면 장의 기능이 저하된다. 장은 우리 인체의 면역성분 70퍼센트 이상을 생산하는 면역공장이며 대사를 조절하는 가장 중요한 인체 장기이기도 하다. 식이섬유를 제대로 섭취하지 않으면 암, 심혈관계 질환, 당뇨병의 유병률이 크게 증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장 환경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식이섬유를 하루 최소 20그램 이상을 섭취해야 한다. 현미와 보리 같은 잡곡밥과 샐러드, 나물반찬 두세 접시, 약간의 과일과 견과류 등을 먹으면 권장량을 채울 수 있지만 고기를 너무 좋아하는 현대인에게는 달성하기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식이섬유가 부족하면 단쇄지방산이 충분히 생성될 수 없어 비만, 각종 만성질환, 심지어 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병을 유발한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해야만 한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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